1.
5월 4일. 2012년 5월 4일의 '나'도 2015년 5월 4일의 '나' 만큼이나 지쳤었나보다. 과거의 오늘 내가 어떤 글을 썼었는지 알려주는 페이스북 덕분에 어렵지 않게 과거의 '나'를 마주할 수 있었다. 3년 전의 나는 어렵게 받은 장학금마저 반납하고 휴학을 고민할 만큼 지쳐있었다. 그리고 3년이 지난 나 역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다소간 힘이 빠져있는 듯 하다. 갑작스레 변해버린 날씨에 적응하지 못한 탓일까. 아니면 매 학기마다 으레 지나가는 단발적인 僞 사춘기인 것일까.
누구 하나 불러다 함께 술을 마시면서 주저리 주저리 투덜대면 뭔가 나아질까 싶다가도, 말을 많이 하고난 그 이튿날이면 어김없이 몰려오는 부끄러움과 그렇게 털어 놓아도 답이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에서 오는 좌절감이 무서워 그러지도 못하겠다. 연애를 하면 좀 나아질까. 아니, 아마 감정적으로 더 피폐해 지지 않을까 싶다. 이미 알고 있던 사이에서 연인으로 발전하지 않는 이상, 낯선 사람을 만나 모든 것을 툭 털어놓고 이야기할 때까지 겪어야 할 그 과정에서 많은 양의 감정과 에너지가 소진될 것임을 알기에. 이미 지칠대로 지친 지금, 그 어느 것도 친구든 연인이든 어느 사람을 어떻게 만나든지 간에 답이 될 수 없을 듯 하다.
진부하고 유약한 말이지만, 그냥 이 또한 지나가리라. 어찌어찌 다시 계기가 생기지 않을까.
2.
재연세대학교 영주 향우회를 만들어 볼까 고민 중이다. 재연 안동 향우회를 만든, 안동 출신인 한 선배의 조언이 계기가 되었다. 영주 촌동네에서 서울로 상경해 '살아남기 위해서' 노력하는 선배, 후배들이 한 자리에 모여 의미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면, 당장 학교 다닐 때는 물론이거니와 나중에 사회에 나가서도 좋은 인연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개인주의적이고 자유분방한 학교 특성 상 얼마나 모이랴마는... 일단 한 번 해보기나 하련다. 거칠게 이야기하자면.. 연락하는 데 돈이 드는 건 아니니까.
3.
사는 게 뭔지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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