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is 2

다녔던 곳 2014. 12. 29. 22:40

파리에서의 둘째날은 일요일이었다. 루브르 박물관은 언제나 붐빌 것 같아 아주 일찍나왔다. 루브르 근처 모처에서 파리 뮤지엄 패스를 사고 투명 피라미드 속으로 입장했다. (사실 뮤지엄 패스 구입을 망설였는데 이것 저것 따져봤을 때 효용성이 더 크다는 판단이 들어 구매했다. 결과적으로 시간과 돈도 아낄 수 있었다.)

ㅇ 루브르 박물관

세계 3대 박물관 중 하나. 유리 피라미드를 중심으로 크게 3개의 전시실로 나뉜다. 큰 구조는 어렵지 않은데 안에서 여기 저기 찾아 다니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안내 데스크에서 가이드맵을 받고 정신 똑띠! 차리고 잘 찾아다니자.



가이드북에 따르면, 루브르에서는 크게 다섯가지의 작품을 봐야한다고 한다. 그 작품은, 밀로의 '비너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사모트라케의 '승리의 날개', 제리코의 '메두사의 뗏목' 그리고 미켈란젤로의 '죽어가는 노예'이다. 인터넷에 검색하면 손쉽게 작품 사진을 얻을 수 있지만 작품은 얻을 수 없다. 수 많은 모조품을 제쳐두고 오리지널리티를 가진 진품을 직접 보니, 왜 이 작품들이 그렇게 극찬을 받는지 알 수 있었다. 벤야민의 아우라(Aura)가 무언지 새삼 느꼈던 날이다.





반드시 봐야하는 다섯가지 작품 이외에도 루브르에는 명화들이 참 많다. 

위 사진에 담긴 앵그르의 작품도 있고, 미처 사진에 담진 못했지만 들라크루아의 작품도 있다. 

다비드가 그린 '사비니 여인의 중재'라는 작품도 있다.

약을 파는...그림도 있다 (조르주 드 라 투르의 '사기꾼'이다.)

루브르에서 단연 압권이었던 전시실은 바로 리슐리외관이다. 나폴레옹 3세의 아파트로 소개되어 있는데, 그 화려함이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어찌어찌 사진으로 담긴 했는데, 그 광활함과 화려함이 잘 전달되지 않는다. 이런 집에서 살면, 행복할까?



ㅇ 카루젤 개선문 ~ 튈르리 정원 ~ 오랑주리 미술관 ~ 콩코르드 광장

루브르 관람을 마치고 나오면 어디로 향해야 할지 감이 온다. 바로 옆 카루젤 개선문으로 간 다음 파리지앵이 된 것처럼 길을 따라 걸으면 튈르리 정원을 지나 콩코르드 광장까지 갈 수 있다. 근처에 오랑주리 미술관도 있으니 인상주의를 좋아한다면 다녀오면 좋다.


카루젤 개선문을 지나 튈르리 정원으로 간다. 역시 가족단위 나들이객이 많았다. 그리고 운동하시는 분들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벤치마다 앉아서 오후의 햇살을 만끽하는 모습이 얼마나 부럽던지. '여유로움'에 반했다. 


ㅇ 샹젤리제 거리

드넓은 콩코르드 광장을 지나 샹젤리제 거리로 들어섰다. 파리 사람들이 다 모인 것마냥 샹젤리제 거리에는 사람이 정말 많았다. 역시나 주변에는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렸고 따뜻한 와인 향기와 와플 향기가 가득했다. 사람구경 하메 슬렁슬렁 여행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여기서 만은 그럴 수 없었다. 거의 떠밀리듯이 개선문까지 갔다.


개선문까지 거의 다다랐을 무렵, 춤 판이 벌어졌다. 자신들일 멕시코, 미국, 이탈리아에서 왔다고 소개한 한 무리의 친구들이 대로 인도 한 복판에서 댄스 배틀을 벌였다. 춤은 그저 그랬는데, 내 눈을 사로잡은 건 내 맞은편에 있었던 꼬마 한 명이다.


여기서 우리는 이 꼬마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거 뭔가 몸이 반응하는데?!' 결국 이 친구는 외투를 벗어던진다.

정말 귀엽다.

* 자유로움. 여유. 그리고 현실.

내가 방문했던 날이 휴일이었던 탓도 있겠지만 각자의 방법으로 여유를 즐기는 파리 시민들의 모습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거리마다 들어서 있는 카페에 앉아서 커피든 와인이든 한 잔 하면서 사랑을 속삭이기도 하고, 친구들과 함께 벤치에 앉아 시시껄렁한 이야기를 하며 웃기도 하며, 가족끼리 나들이를 나와 휴식을 즐기는 모습들이 정말이지 보기 좋았다. 파리, 선진국이라는 생각에 우리네 한국 사람들 보다 더 팍팍하게 살고 있지는 않을까라는 생각을 갖고 방문었는데, 그 짐작은 보기 좋게 깨졌다. 

물론 모두가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따사롭고 평화로운 풍경 속에도 홈리스나 구걸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셀카봉을 파는 이민자들도 있었고, 에펠탑 모양의 열쇠고리를 파는 사람들, 짝퉁(처럼 보이는) 가방을 늘어놓고 파는 사람들, 어쩌면 그들의 생계를 위한 노력일지도 모를 일을 하는 사람들도 쉽게 볼 수 있었다. 현실적인 그들의 모습 위에 낭만성을 덧대어 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 파리에서는 그 문제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한 번 알아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다녔던 곳' 카테고리의 다른 글

Paris 4  (0) 2014.12.30
Paris 3  (0) 2014.12.30
Paris 1  (0) 2014.12.29
런던 넷째 날.  (0) 2014.12.28
런던 셋째 날  (0) 2014.12.28
블로그 이미지

JunTang

생각이 많을 때는 정리하려고, 생각이 필요할 때는 찾아보려고, 가끔 끄적여 봅니다. 사는 이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