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험을 위해서든 아니면 지적욕구를 채우기 위해서든, 공부를 하다보면 이유를 알 수 없는 자신감이 솟아오를 때가 있다. 여러번 반복해서 읽으며 숙지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권태로움이 자신만만함으로 표출되는 것인지, 아니면 진짜 말 그대로 근거없는 자신만만함인지 모르겠지만 그 원천이 무엇이든간에 그런 자신만만함이 느껴질 때면 나는 되레 불안하다. 무언가 놓친 것이 있지 않을까, 내가 알고 있는 논리적 흐름이 맞는 것인지 재차 나에게 되물어보게 된다. 그러한 불안감에 이끌린 나는 점점 더 몰두하게 되고 이는 다시 불안을 재생산 해낸다. 이 때문일까. 내가 알고 있(다고 믿)는 것을 누구에게 설명해 주는 것이 참 힘들다. 모든 것을 제대로 100% 숙지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나 또한 그러길 바라지만) 역설적으로 공부를 하면 할수록 처음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는 탓에 계속 반복할 수 밖에 없다.
배짱 두둑하게 자신만만할 정도가 되려면 얼마나 해야할까. 나의 고약한 특성을 고려한다면 아마 평생해도 모자라지 않을까 싶다.
2.
지칠 때면 미래를 생각하며 꿈에 부풀어 본다. 눈을 지그시 감고 미래를 만끽하다가 다시 눈을 뜨면 어김없이 현실과 마주해야 하지만, 그렇게 잠깐 맛을 본 미래는 지금의 나에게 힘이 된다.
3.
돈 vs 명예. 내 가치관은 무엇일까. 촌구석에서 그저 평범하게 성장했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전자에 무게감을 둘만도 한데... 무슨 배짱인지 후자에 더 눈이 간다. 현실 속에 놓인 '나'는 전자를 원하는데, 25년 인생을 거쳐온 '나'는 가족을 비롯한 주위사람들에 의해 후자를 원하도록 빚어진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나를 모르겠다. 물질적으로 풍요롭고 명예도 얻을 수 있다면 좋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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