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채플 수업 전 간단하게 간식을 먹고 학관 옆 벤치에 앉았다. 옆에는 한 아저씨 한 분이 앉아 계셨다. 책을 읽으시다가 나에게 말을 걸어 오셨다. 토요일에 학교에서 밥 먹을 곳이 있냐고 물어보셨다. 나는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그냥 있다가 갈까...하다가 채플 수업까지 시간이 좀 남아서 폰으로 학교 식당 운영시간을 찾아봤다. 그 아저씨에게 토요일에는 어느 식당이 열고, 각 식당에서는 주로 어떤 음식을 파는지 알려드렸다.
그렇게 대화는 시작되었다. 자신을 서울대학교 XX학번이라고 소개한 그 분은 개인적인 일로 세브란스 병원에 와 계신다고 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자신의 대학생활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자기는 학교 다닐 때 진짜 필요한 공부를 하지 못한 것이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하셨다. 졸업을 하기 위해 학점을 채우는 공부가 아닌, 자기가 배우고 싶은 수업을 들으며 하는 공부를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하셨다며. 지금도 다시 공부를 하고 싶은데 현실적인 문제들이 있어 그러지 못하고 있다고 이야기하셨다. 그러면서 나에게 당부하시길, 영어는 미리미리 해두고 하고 싶은 공부를 하라고 하셨다. 그게 남는거라고.
그렇게 처음만난 아저씨와 짧은 대화가 오고갔다. 내 수업 시간이 다가와 자리를 떠야했는데 못내 아쉬웠다. 마지막까지 나에게 인상이 좋아보인다면서 성공할 수 있을거라는 덕담을 해 주셨다. 뜻 밖의 덕담에 몸둘바를 몰라 연신 감사인사를 드렸다. 오늘 처음 만난, 그리고 어쩌면 다시 만나지 못할 그저 지나가는 사람이기에 그런 말씀을 해 주셨는지도 모를 일이지만, 그 분의 이야기 덕분에 나를 다시 한 번 가다듬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2.
어~?! 어~?! 하다보니 다다음주가 중간고사다. 할 일 없는 복학생이다 보니 공부는 꾸준히 해왔는데, 도서관에서 각잡고 앉아서 공부하는 사람들을 보니 괜히 쫄린다. 따땃한 봄 햇살에 녹는 듯한 몸과 마음을 다시 세워서 달려들 때다.
3.
비가 내린다. Jim Chappell의 Lullaby Rainning Version을 들어보자. 잠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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