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가 되라신다.

직장을 선택하는 데 있어 해당 직무에서 전문성을 기를 수 있는지가 주요 기준이었다. 일신에 전속되는 무언가를 갖고 있어야 굶어 죽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였다.
(아직 밥벌이조차 제대로 시작하지 못한 아이가 굶어죽을까 걱정부터 한다는 게 뭔가 어색하지만... 98년 동아시아 금융위기를 보고 자란 세대가 가진 집단적 PTSD정도로 이해하자.)

문돌이가 가질 수 있는 전문성은 뭐가 있을까. 뭐 입맛에 맞게 글을 쓰는 능력? 경영학 전공 중 회계.재무 정도? 외연을 조금 넓혀보면 통계기반 Data Analytics 정도도 넣을 수 있겠다.
(이에 대해선 따로 글을 하나 쓸 생각이다)

뭐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자.
연수에서는 내내 전문성을 강조했다. 자기 직무에서의 전문성을 갖출 방법을 찾고, 계획을 세우길 요구했다. 나아가 향후 2~30년 자신의 모습을 그려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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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직무는 경영관리 직무다. 유감스럽게도 내가 이 직무를 선택한 건.. 문과가 지원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직무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즉, 어디까지나 제한된 선택지 안에서 원했던 직무다. 직무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고 이 업무를 통해서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잘 와닿지 않았다.

그저 기업 경영활동의 결과로 도출된 손익을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경영 방향성 판단에 도움을 준다는 정도의, 채용 공고에 나와있는 수준의 이해 뿐이었다. 이런 나에게 커리어 패쓰를 계획 해 보라니. 이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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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천천히 그려보면 안될까? 가서 일도 해보고, 보고서도 쓰고 경험하면서.. 그렇게 직무를 이해하면서 그려보면 안될까?

아직은.. 회사 사업 전체를 아우르며 조율하는 리더가 되고 싶다.. 수준의 두루뭉술한 목표와, 이왕 시작한 거 별은 달아야 되지 않겠냐는 객기.. 정도만이 있을 뿐인데..

직무를 주어진 것으로 받아들이고 무작정 그 안에서 전문성을 기르는 것이 바람직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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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한 선택지가 있다면 난 어떤 직무를 선택했을까?

아마도 글을 쓰는 일..
오랜기간 유예해 왔던 컴퓨터 공부를 더 하고 싶고..
경영공학을 공부해 컨설팅에 활용해 보고 싶고..
데이터분석을 써먹을 수 있는 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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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예는 이제 그만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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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T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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